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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영월 순경산, 선바위산을 오르고

정자 솔 2009. 12. 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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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登寧越巡警立巖山(등영월순경입암산) ♣

 영월 순경 산, 선바위 산을 오르고
寧越名區分外貪:영월명구분외탐
立巖巡警兩山探:입암순경양산탐
奇峰疊疊餘千百:기봉첩첩여천백
怪石崔崔不二三:괴석최최불이삼
圍過赤松森落落:위과적송삼낙락
步安褐葉茂覃覃:보안갈엽무담담
幽溪雨霽煙霞起:유계우제연하기
無酒無肴景使酣:무주무효경사감
영월 땅 이름난 곳 분수 밖에 탐이 나서
선바위 산, 순경 산 등 두 산을 찾았노라.
기이한 산 봉 첩첩 천도 백도 넘는데다
괴이한 돌 치솟음이 두셋이 아니로다. 
아름 넘는 금강 적송 늘어서서 낙락하고
걸음 편히 하는 갈잎 무성하게 뻗어있네.
깊은 시내 비 개이자 안개 자욱 일어남에
술과 안주 없건마는 경치에 취하누나.

     영월 순경 산, 선 바위산을 오르고

2009년 11월29일 일요일. 이달 에는 일요일이 다섯 번 들어, 정기 산행이 없는 날이기에 
팀 산행을 주로 하게 되는데, 이런 기회가 아니면 이런 산은 올라보기 어려운지라 
하태암 회장과 약속을 했고, 어제의 동산과 작성산 종주로 피곤한 몸인데다 새벽 2시에 
일어나는 무리를 하면서도 시간 맞춰 집을 나선다. 곧 낮 익은 얼굴들이 탄 12인승 신형 
스타렉스가 달전 승강장 앞에 와서 선다. 설친 잠이라 비좁은 차 안에서도 코를 곤다. 
백두대간에서 단골이 된 식당에서 소머리곰탕에 밥을 말아먹고 동트는 새벽길을 달려 
순경 산 들머리 상동 천주교 성당 삼거리 ‘상동막창’ 식당 앞에 차를 세우니 
7시 33분이다. 좌측으로 조금 올라가니 산행 안내지도가 나오고 산의 유래를 적고 있다. 
잠깐 훑어보니 의병장 김상태 휘하 부대가 봉우대 뒷산에서 봉화를 올리면 순경 산에서 
해석하여 태백산 본부로 전달했던 본거지로 ‘순산경비(巡山警備-산을 돌며 경비하다)의 
말을 줄여 이름 했다고 한다. 계곡 쪽으로 잘 나있는 길을 가다가 올랐는데 바로 오르는 
진입로가 희미하여 없는 길을 헤매느라 초장부터 고생을 한다. 가파른 길을 두어 차례 
전망도 보고 쉬면서 마지막 오른쪽으로 돌아 오르니 정상이다. 주위의 잡목을 베어내고, 
헬기장도 근간에 페인트칠을 해 놓은 것으로 보아 앞으로 시설을 갖출 양인가 보다. 
겨우 판자에 어설피 써서 세워둔 정상 푯말에서 사진을 담고 붙어있는 전망 바위에 올라 
포즈를 취하니 9시가 넘어간다. 이곳 영월 상동은 1923년 상동중석광산이 들어서면서 
상동읍으로 승격하여 좁은 골짜기에 2만여 명이 바글거리다가 1992년 중석광산이 폐광하
면서 다시 옛 오지로 되돌려져 있는 곳이다.
순경 산에 얽힌 또 하나의 전설인 꼴두바우(고두암)의 사연을 옮겨본다.
 옛날 구래 리에 젊은 부부가 주막을 차리고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고 있었다. 다행히 
손님이 많아 돈은 벌었으나 한 가지 걱정은 자식을 갖지 못한 것이었다. 시어머니는 자식
을 낳지 못한 며느리를 심하게 구박했다. 성화에 못 이긴 며느리는 어느 날 도승을 찾아가 
결혼한 지 10여 년인데 아직 자식을 얻지 못했다며 제발 아이 하나만 점지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하였다. 이에 도승은 “꼴두바우에 올라가 석 달 열흘 동안 치성을 드리면 
자식을 얻을 수 있으나 대신 주막에 손님이 끊겨 다시 가난을 면치 못할 것이오.”라고 
일러 주었다.며느리는 자식을 얻고자 하루도 쉬지 않고 꼴두바우에 올라 치성을 드렸다. 
시어머니는 손자를 얻을 수 있으나 다시 가난해진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며느리에게 
밥도 주지 않고 온갖 구박과 학대를 했다. 시어머니의 학대 속에서 치성을 드리던 
며느리는 100일을 채우지 못하고 자식에 대한 한을 품은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 후 하늘에서는 이 여인을 대신해 꼴두바우로 하여금 중석을 잉태하게 하여 한을 풀어
주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죽은 며느리를 불쌍히 여겨 돌로 여자 모양의 꼴두각시를 
깎아놓고 제사를 지내주었는데 꼴두각시는 일제강점기에 일인들에 의해 파손되었다고 한다. 
 선바위 산을 향하는데 오락가락하는 빗방울에 길이 미끄러우나 진행은 비교적 쉽다. 
 알바를 몇 차례 하고서야 계곡에 내려서고, 쉬었다가 선바위 산 정상에 오르니 11시가
 된다. 선바위산(1,042m )은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내동 리를 관통하는 31번국도 북쪽에 
마치 여덟 폭 병풍처럼 우뚝 솟아 있는 바위산이다. 백두대간 상의 함백산(1,573m)에서 
서쪽으로 갈라지는 능선이 두위 봉으로 향하다가 백운산에 이르면 남쪽 옥동 천으로 가지
 쳐 달아나는 능선이 있다. 이 능선은 백운산 정상에서 약 1.5km 지난 지점에서 두 가닥
으로 갈라진다. 두 능선 중 남서쪽으로 뻗은 능선 끝에 이르러 솟은 산이 선바위 산이다. 
남쪽으로 계속 뻗어 내린 능선 끝에는 순경산(1,152m)이 솟아 있다.
내려와 나지막한 봉우리 하나를 또 올랐다가 내리니 반쟁이골 안부가 나오고 골짜기 
아래로 선바위가 우람하게 솟아있다. 내려가서 사진들을 담고, 바위 뿌리 부위에 내려서서는
 쳐다보며 ‘소원 바위’가 된다. 황금 부처가 모셔진 옆에 적은 사연을 옮겨 보면, 
자장법사가 진신 사리를 모셔 와서 이곳에서 100일 기도를 드리고 천하 명당을 구하여 
절을 짓고 사리를 봉안한 것이 정선의 정암사라고 하며, 이 후로 여기에 소원을 빌면 성취 
된다고 기도처가 되어 ‘소원 바위’라 부른단다.  그 아래로 네 개의 바위가 형제처럼 간
격과 크기를 차례 하여 서있어 골짝 경관이 돋보인다. 이 지역은 아직 아름드리 적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마음 흐뭇하게 한다. 
 11시 30분경에 도로에 내려섰으나 오늘 계획의 반도 못 탔는데 비도 오고 매봉을 오르면 
중간 탈출로도 없어 끝까지 가야 하기에 나머지 구간은 다음으로 미루자는데 뜻을 모은다. 
  봉우재 삼거리까지 걸어 나와 비워둔 수석 작업실에서 점심을 먹고는 차를 회수해 
와서는 아쉬움을 남긴 채  김삿갓 묘소를 둘러보고 사우나탕에서 목욕을 한 후, 청령 포 
와 장능을 스쳐 귀로에 오른다. 소맥에 고추장 삼겹살 구이 안주로 건배를 웨치고 집에 
도착하니 10시가 다되었다. “이 건강이 언제까지 이어지려나?! 중얼 거리며 컴퓨터에 
사진을 올린다.
   松亭(정자 솔) 朴載鎬    鎬朴印載 

출처 : 정자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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