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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낙동정맥 20 차 종주를 마치고

정자 솔 2007. 6. 27. 17:58


 洛東正脈二十次縱走
 낙동정맥 제20차 종주를 마치고가
加智上雲陵洞山:가지상운능동산
山高景麗勢仙寰:산고경려세선환
米巖耳石雄而壯:미암이석웅이장
風籟松濤愛以慳:풍뢰송도애이간
雨滴間間除夏熱:우적간간제하열
鳥歌數數作心閒:조가삭삭작심한
苦行力走長征畢:고행역주장정필
克己人人笑滿顔:극기인인소만안
가지 산 상운 산 능동 산 구간인데
산은 높고 경치 좋아 그 형세 신선 계네!
쌀 바위 귀 바위가 웅위하고 장엄한데
바람 소리 솔 파도가 사랑하여 아껴진다.
빗방울 간간으로 여름 열기 덜어주고
새 노래 자주 들려 마음이 청한하다.
고행 길 역주하여 긴 여정 마침에서
자기 이긴 사람마다 웃음 얼굴 가득하네.  

 낙동정맥 제 20차 종주
                     松亭(정자 솔) 박재호
2007년 6월 24일, 마루금산악회 제 20차 낙동정맥 종주일이다. 
장마기에 접어든 날씨라 충청권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이고, 
영납지역도 20~60mm의 비가 예상된다는 기상예보다. 바로 어제 한림
산수회에서 1100고지인 지리산 자락 웅석  봉을 간간히 내리는 빗속
에서 올랐던 터라 16km의 짧지 않은 정맥 길이 부담 느껴지기도 한다. 
 비옷까지 챙기고 물 끼가 체 가시지 않은 등산화를 신고 차를 몰아 
나가니 버스가 막 도착한다. 우현 사거리에서 손동학 후배를 시작으로, 
지나면서 기다리는 회원들을 태우고 종합운동장에 도착하니 비에 겁을 
먹어서인지 평소보다는 적은 인원이다. 6시를 조금 넘겨 출발하여 회
장 인사와 산행 설명 등을 듣는 가운데 지난달에 하산했던 외항 재에 
도착하니 시각은 7시 18분을 가리키고 있다.
 종주는 우성 목장 진입로 시멘트 포장길로 시작이 된다. 언제나 그러
하지만 특히 오늘은 해발 1000m가 넘는 영남알프스의 산들을 올라야 
하기에 첫 오름부터가 진을 뺀다. 빗방울은 떨어지나 안개가 자욱하여 
비는 오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안개 짙은 날은 ☓ 대가리 벗
겨진다.’는 말도 있으니까…….
  가파른 오름길을 계속하려니 힘에 겨워, 어제의 산행 탓이려니 생각
하는데 다른 사람들도 힘들다고 쉬는 걸 보아 산 자체가 힘이 들게 생
겼나보다. 한차례를 쉬면서 김홍재 등반대장으로부터 수박 몇 조각을 
얻어먹고 목을 축이고는 다시 오르니 선발대 몇 사람이 쉬고 있다. 이
때 시각 8시 25분. 푯말에 붙어 서서 사진들을 찍고는 급경사를 내려선
다. 이태옥씨가 행동을 같이 하며, ‘ 죽장에서 길 잘못 들어 회원들을 
기다리게 한 것이 미안하다고, 다시 그런 일이 없도록 중간 정도로 가자’
고 한다. 30분가량을 내려오니 운문이다. 이상권 총무에게 사진 한 컷을 
부탁하고 도로를 건너 임도를 따라 가지산을 오르기 시작하는데, 세 번
이나 가지산을 올랐는데도 이 길로 올라보기는 처음이다. 여기가 해발 
630m라고 하니 1240m의 정상을 오르자면 610m는 올라야 하는 계산이다. 
  9시 15분, 이정표가 섰는데 여기서 석남사와 운문산 그리고 가지산으
로 갈라지는 곳이다.  임도가 거의 정상까지 등산로와 병행하여 이어져 
있으나 가급적 등산로를 걷기로 한다. 
  오르다 보니 태옥 씨 등 세 사람만 마루금 길을 걷고 있다. 임도와도
 거리가 떨어진 듯한 산길을 숨차게 오르니 사람 소리가 나며 안개 속에
 우뚝하게 바위 봉이 솟아 있다. 지나던 길을 물러서서 장엄한 위용에 
찬사를 보낸다. 돌아 올라가니 김홍재 대장이 혼자 무전 연락을 취하며 
기다리다가 ‘귀 바위’라 일러준다. 사진을 담고 계속해 오르니 상운산
(上雲山)이 나오는데 해발 1114m로 푯말에 쓰여 있다. 구름이 오르는 산
이란 뜻이니 오늘 같은 날 저 아래에서 보면 오른 구름뿐일 테니 제 날을 
만났다고나 할까? 다시 빠른 걸음으로 미끄러져 내리니 헬기장이 나오는
데 손동학 총괄대장이 임도로 먼저 와서 기다리며 산행 길을 안내한다. 
쌀 바위에 도착하니 11시가 되어간다. 안개 속에 우뚝한 바위 봉, 쌀 나
오는 구멍을 넓히려든 욕심 때문에 물이 나왔다던가? 왜적의 침범을 물리
치려 노적가리로 위장하여 얻은 이름이라 했던가? 다가설수록 위압감을 
느끼게 하여 신비스럽기조차 하다. 점심을 먹고 쌀 바위 밑에 새어나오
는 물을 마시고 병에 채우고는 단체 사진을 찍은 후 출발하니 11시 반이
 되어간다.
  밥 먹은 뒤요 술기운도 있어 오르는 발길이 수월치가 않다. 반대편에서
 올라 올 때는 정상에서 쌀 바위까지가 금방인가 싶었는데 숨찬 오르내림
이 30여분이 계속 되고서야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1240m의 가지산(加
智山) 정상에 도착 한다. 너나없이 기념사진을 담고  서둘러 내리니 정오
를 넘기고 있다. 급경사를 내려오다 다시 오르내리는 가운데 석남 재에 
이르니 김원기 대장이 기다리며 안내를 한다. 여기서 회원들의 하산 주 
음식 준비를 위해 회장 부인께서 탈출을 한다. 받아먹는 사람이야 좋기만 
할 따름이지만, 종주의 의미도 포기한 체 탈출을 해야 하는 정성을 보면서
 미안한 생각이 앞선다.
  30분가량 진행하니 용틀임을 한 노송이 기다리고 있어, 정자 솔이 정자 
솔을 만났으니 그냥 갈 수 없어 시조한 수는 읊지 못하더라도 사진은 담아
야 하겠기에 뒤따르는 총무에게 부탁을 한다. 
  그만그만하다던 남은 길들도 힘을 다 빼앗고 나서야 능동산(陵洞山) 돌무
더기를 내어준다. 이때가 오후 2시 20분. 가지산 그늘에 가려 상운산과 같
이 생소한 이름이 되어온 것이리라.
  하산 길은 5분 거리를 되돌아와 있다. 비온 뒤라 미끄러운 경사 길이지
만  계단을 만들어 놓아 무리 없이 하산을  할 수 있다. 드디어 배내 재에 
도착하니 오후 2시 50분이 된다. 먼저 도착해 기다리던 이동주 부회장이 
최태근 회장이 휘젓는 손 신호를 알아차리고 시원한 맥주 두 컵을 거듭 부
어 갈증을 풀어주고 이어서 구수한 삼계탕이 안겨진다. 
   길을 잘못 든 전풍수 아우님께서 회원들의 가슴을 한참 조이게 하다가 
박수 속에 도착했는데, 전력이 있는 사람으로 써 착잡한 심정을 짐작은 하
나 있는 마음 모두를 전하지 못하고 “고생 했다‘는 말만 건넸다. 오후 4
시 30분에 배내 재를 출발하여 6시 15분에 운동장에서 회원 거의가 내리고 
7시에 집에 도착함으로써 20차 종주를 끝냈다.
출처 : 포항마루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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