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登鬱陵島聖人峰探獨島♡
♡ 울릉도 성인봉에 오르고 독도를 찾다♡
天作瀛洲絶海中:천작영주절해중
副添數點妙神功:부첨수점묘신공
聖人峰聳靑嵐帶:성인봉용청람대
獨島稜尖碧落通:독도능첨벽락통
水産肥魚良蛤類:수산비어양합류
陸生靈草藥蔬叢:륙생영초약소총
五多勝處三無地:오다승처삼무지
鷗盟吾意樂無窮:구맹오의낙무궁
하늘이 바다 가운데 영주를 만들었고
버금가게 묘하게도 신공 몇 점 덧붙였네!
성인봉 높이 솟아 푸른 아지랑이 띠 둘렀고
독도 능선 뾰족하여 하늘과 통한 듯 다.
물이서는 살찐 고기 조개 들이 생산되고
뭍에서는 신령한 풀 약채소가 나는구나.
다섯 가지 많은 곳에 셋은 없는 이 땅인데
갈매기 벗하자 맹세한 나 즐거움이 끝없어라!
* 瀛洲: 삼신산 중의 하나, 바다 가운데 신선이 산다는 곳
* 五多: 울릉도에서 많다는 다섯 가지, 곧 바람, 돌, 향나무, 좋은 물, 미인
* 三無: 울릉도에 없는 세 가지, 즉 뱀, 도둑, 공해를 말함
♡ 울릉도 성인봉을 오르고 독도를 다녀와서♡
동지 산악 4월 정기산행으로 1박 2일 울릉도 성인봉 등반과 독도 탐방에 들어가는 14일 토요일 아침이 밝았다.
어제 늦게까지 강풍이 불고 있어서 배의 출항이 걱정이 되었는데 날씨만은 고요하다.
김도경 사무국장이 승용차를 몰고 와 함께 타고 여객터미널로 나가니 벌써부터 많은 동문들이 나와 반겨준다.
‘썬 플라워’호 여객선 삼층 우등 실에 승선하여 10시가 조금 지나면서 출항한다. 벌써부터 마음들이 들떠
선내를 오가면서 사진들을 찍으며, 창가에 멀어져가는 포항의 좌우 풍경을 화제에 올리기도 한다.
영일만을 벗어나는가 싶더니 선체에 충격이 느껴지며 파도타기를 시작한다. 처음에는 재미들이 있는 양 환호
성이 터져 나오더니 점점 신음소리들로 바뀌어 간다. 여기저기서 구토 소리가 시작되고 비닐봉지를 찾는가 하
면 바닥에 들어 눕기도 한다. 아래층에서는 더욱 야단들이라 한다. 비몽사몽간에 고통소리들을 들으며 눈을
감고 가는데, 선장실에서 나오는 안내방송은, 놀이 심해서 두 시간 가량 도착이 늦어진단다. 지루함도 문제지
만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임이 우려된다. 13시 예정 시간이 15시에야 도착을 한 것이다. 두 대의 봉고차에
편승하여 숙소인 ‘대아리조트’에 도착하여 준비해간 국밥으로 고픈 배를 채우는데 집행부의 안내말씀, 성인
봉 등반과 독도 탐방 중 택일을 할 수밖에 없단다. 모처럼 갈구했던 독도를 포기 하자니 너무 아쉽고, 그렇다
고 산악회가 울릉도를 찾았을 때는 성인봉 등반이 주 목적인데 이를 접는다는 것은 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밤중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성인봉 등반을 하자고 주장을 했더니 마침 김은규 등반대장이 앞장서겠다고 한다.
등산 채비를 마치고 앞에서 오르니 시간은 이미 16시, 겨울 같으면 해가 질 시간이라, 염려를 하는 것이 정상
이란 생각도 든다. 낙동정맥 종주를 하면서 얻게 된 보속과 자신감이 충분히 해낼 수 있으리란 확신이 생긴다.
정상에서 3km 지점 까지는 도로가 포장이 되어 있어서 해가 지더라고 여기까지만 내려오면 어두워도 길 잃어버
릴 염려는 없을 것 같다. 이정표가 없어 확실치는 못하나 40분을 걸었으니 3~4km는 걸은 것 같다.
여기서부터 등산로가 시작 되는데 한동안 평이한 길이 계속 되다가 지그재그 돌길이 급경사를 이룬다. 김은규
대장은 뒤 사람을 배려하여 앞뒤를 오락가락 하나, 앞에 서서 꾸준히 오른다. 건강 장애로 해서 모처럼 나온
김선동 후배가 염려했던 바와는 달리 뒤를 달라 붙는다. 능선에 올라서도 지루하게 오르내림을 계속하는데 정
상 부위에는 아직 눈도 남아 질척인다. 드디어 나타난 성인봉 표석, 얼싸 안고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이때 시
각 17시 50분, 두 시간이 채 안 걸려 오른 것이다. 내려오다 말고 뒤늦게 올라온 후배들을 기다려 주느라 시간은
지체되었어도 도로까지 도착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그동안에도 몇 차례나 최성호 선배로부터 걱정하는 전화
가 왔었고 18시가 가까워 도착했을 때도 식당에서 기다리며 노장 동문들과 함께 박수로 맞아준다. 48명 가운데
17명의 회원이 그래도 동지산악회 성인봉 등반의 목표달성을 이루어 놓은 샘이다.
저녁 식사 후에는 예정대로 노래방을 빌려 ‘해삼파티’가 열렸는데 엊그제 폭풍으로 어로작업을 못하여 해산
물 모두가 금값이어서 형식만 갖췄다는 집행부의 해명을 들으며, 준비된 다른 술과 안주로 잔치만은 푸짐하다.
모두가 피곤하다는 구실로 숙소로 가고 잔치 자리는 몇 사람 차지가 되고, 눈치 없는 노장 몇 사람 챙기느라 회
장과 여상 12회 동문들의 노고가 그 어느 때보다도 두드러졌음을 사람은 몰라도 하늘은 알고 있어 복을 내려 주
리라 믿는다.
숙소인 대아리조트 107동 101호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잠에 떨어졌는데 새벽 5시 모닝 콜 전화벨이 울린다.
세수를 하고 짐을 챙긴 후 본관 식당으로 내려가니 시간이 되지 않았다고 들어서는 사람을 몰아낸다. 쫓겨나오
는 사람들은 앉혀 놓고도 상을 차리면 될 터인데 불친절하다고 불평이 쏟아진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른다
했으니 참자고 만류를 해본다. 국물에 밥을 말아 먹고 서둘러 차에 올라 선착장에 도착하니 아직 타고 갈 배도
도착하지 않고 있다. 출항 예정시간 7시를 한참 넘기고서야 출발한 배가 어제에 비해서는 순항을 하는 것 같아
독도 땅을 밟아볼 수 있으리란 희망에 들떠 있기도 했다. 예정 시간이 경과 했다 싶은 시간에 앞을 살피니 사
진에서 보아 예상 했던 바와는 달라 큰 섬이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창가로 달려가 환호성을 지른다. 드디어 배
가 접안을 하고 해안 경찰들이 부산하게 짐들을 내리고 있는데도 하선하라는 소식은 없다. 잔뜩 가슴 부풀어 있
는 순간들인데, 찬물을 끼얹는 선장의 방송 소리 “하선은 불가능하니 선상에서 관람하라”는 것이다. 우리 생명
의 안전을 위한 처사니 그저 날씨만 탓할 수밖에…….
선상에 올라가 사진이라도 찍자는데 요동치는 갑판이라 제대로 포즈도 취할 수 없었지만 서로 부둥켜안고 수
도 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아쉬움을 뒤로한 체 다시 도동항으로 돌아 와서는 나리 분지로 향하는데, 충청도 태생이라는 봉고차 기사가
충청도 양반하고는 거리가 멀게 입심도 좋고 말씨 거칠기가 포항 기질도 뺨칠 정도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8자
도로를 지나며 ‘할래다리’ ‘말래다리’부터 시작하여 음담패설을 섞어가며 부지런히 주서 섬긴다. 가로수로
심어진 ‘마가목 나무’ ‘부지깽이 나물’, ‘삼나물’, ‘고비나물’의 효능에다 뱀, 도둑, 그리고 공해가 없
다는 소위 삼무(三無)와 바람, 돌, 향나무, 좋은 물, 미인 등 다섯 가지가 많다는 오다(五多) 하며, 사동에 건설
중인 신항이 완공되고 비행장이 설치되면 배들이 여기에 접안을 하고 새로운 도심이 형성될 것이라고도 한다.
주름바위, 종바위, 낙타바위, 국수바위, 사자바위 거북바위, 장미바위, 용바위, 곰바위, 영지버섯바위, 선녀봉,
남근바위, 노인봉, 송곳봉, 마녀바위, 만물상 바위, 해골바위, 갈매기 배설물로 희게 뒤덮인 갈매기 화장실바위
가 있는가 하면 터널을 만들어 차가 드나드는 악어바위가 있고, 물을 먹고 있는 형상의 바다 속 코끼리 바위 등
이름 붙임도 다양하다. 농협 판매장에 들려 마가목 술 한 잔씩을 얻어 마시고, 마가 목 덕택에 울릉도에는 성인
병 환자가 없다는 등의 특산물 효능이 관한 말을 듣고 차에 올라 거칠게 달리는데, 물이 고일 수 없는 화산 토
질이라 한개 밖에 없다는 웅덩이 규모의 연못을 지니고, 우산국 때의 수도요 곡창지대라 불렸던 현포마을을 지
나 태극 도로와 현포12고개에 오르면서는 고개마다 괴상한 후렴까지 유도를 한다. 현포 마을을 넘어가는 곳에
풍력발전기가 서 있기에 프로펠러가 왜 돌지 않느냐고 묻자 그게 돌아가면 포항에도 못 간단다. 듣고 보니 그렇
다. 돌아가자면 폭풍이 불어야 하고 폭풍이 불면 배가 뜰 수 없으니 말이다. 울릉도에는 저 풍력발전소와 수력
발전소 각 한 개씩 있다는 설명이다.
드디어 나리분지에 도착하는데, 이 좁은 섬에, 밖에서는 모두가 뾰족한 바위산 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이렇게
넓은 평야가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공군 레이더 기지가 있고 너와 지붕, 억새 지붕을 보존하고 있다. 예약
을 했는데도 점심 준비가 되지 않아 고함소리가 터져 나오고서야 밥이 나오고 ‘☓껍대기 술’을 반주로 하여
배를 채우고 바로 서둘러 출발하니 13시 15분이다. 갔던 길을 돌아오니 설명할 밑천도 다 되었는지 음악을 틀어
준다. 통구미 거북바위 더덕 판매장 앞에 세우며 볼일을 보라기에, 견물생심이라 모두가 다투어 더덕 쇼핑에
바쁘다. 덩달아 더덕과 머위장아찌를 사들었다.
재촉하여 도동항에 도착하니 14시 30분, 여기서도 지갑들을 털고는 배에 오른다. 역시 15시 출발 예정이 20분
이 더 지나서야 출발을 하는데, 갈 때와는 달리 1층 일반실이라 엔진 소리만 요란할 뿐 배가 가는지 조차 모를
지경이다. 진작부터 바닥에다 술자리를 벌이기도 한다. 이도 또한 갈 때의 멀미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포항
에 도착하여 이재석 후배의 차편에 신세를 지고 집에 이르니 19시를 넘기고 있다. 비록 독도 땅은 밟아보지 못
했기는 해도 여느 산행에서는 맛보지 못한 성인봉 정상을 밟는 순간의 짜릿한 기분과 리조트 노래방에서의 흥겨
웠던 일들은 오래 남는 추억이 될 것이다.
松亭 朴載鎬 (고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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