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작품방

[스크랩] 일일일수 제 196신, 백두대간 5,6차 종주

정자 솔 2008. 9. 30. 00:29
(596)白頭大幹第五次縱走 (백두대간 제5차 종주-장터목벽소령 간-9. 27) 智異山眞地異山:지리산진지이산 景奇物怪隔人寰:경기물괴격인환 峰巒疊疊雲霞裏:봉만첩첩운하리 巖塊重重樹海間:암괴중중수해간 白霧洞深風韻起:백무동심풍운기 碧宵嶺聳月光班:벽소령용월광반 山莊夜靜蟲聲寂:산장야정충성적 陟降疲身盡忘還:척강피신진망환 지라산은 참으로 땅 이상한 산이로다. 경치 경물 기괴하여 사람 세상 떠나있다. 산봉우리 첩첩으로 구름 노을 어려 있고 바위 덩이 거듭거듭 숲 바다 사이했네. 백무동 골 깊은데 바람 운치 일어나고 벽소령 높이 솟아 달빛과 벗하누나. 산장 밤빛 고요하고 벌레소리 그윽함에 오르내리며 피곤한 몸 도리어 모두 잊네. (597)白頭大幹第六次縱走 (백두대간 제6차 종주-벽소령성삼재 간-9. 28) 山上晨光暗冷寒:산상신광암냉한 高低石逕進行難:고저석경진행난 七仙溪谷靑嵐繞:칠선계곡청람요 三道峰巒紫靄蟠:삼도봉만자애반 惹起佛心般若峀:야기불심반야수 蘇生浩氣老姑壇:소생호기노고단 黑豚醪酒乾杯裏:흑돈료주건배리 醉興陶陶滿座歡:취흥도도만좌환 산 위의 새벽빛이 어둡고 차가운데 높고 낮은 돌길이라 진행하기 어렵구나. 칠선 계곡 골짝에는 푸른 기운 감도는데 삼도 봉 정상에는 붉은 노을 서려있네. 불심 불러일으키는 반야 봉 뫼 뿌리요 호연지기 되살리는 노고단 예있구나. 흑돼지 안주삼아 술잔 들어 건배하니 취흥이 도도하여 자리 가득 기쁨이라! (598)大兄呼稱(큰형님 호칭 -9. 29) 太岩長授大兄稱:태암장수대형칭 胸曲聊生誼倍增:흉곡료생의배증 半百女男爲弟妹:반백여남위제매 問哉誰能此幸乘:문재수능차행승 태암 회장께서 큰형님 칭호 줌에 애오라지 가슴 속에 우의가 두 배 되네. 반백 명 여자 남자 아우 누이 되었으니 묻노라 어느 누가 이런 행운 타봤던가?! 松亭(정자 솔) 朴載鎬 鎬朴印載 백도대간 제 5,6 구간 종주를 마치고 언젠가는 대간 종주를 해야겠다는 바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일정이 겹쳐 미루어 왔는데, 지난 월초 러셀산악회 태극종주 시에 친면 있는 산인들이 대거 참가하고 있음을 듣고는, 마루금의 시경계 중단과 따뜻한 우정들에의 미련은 적지 않았으나 체력이 허용될 때에 참여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전상태 아우에게 연락을 하니 마침 산장 예약 날이란다. 얼마 후에 예약을 비롯한 모든 절차가 마쳐졌으니 나오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카페에 들어가니 벌써 명단이 올려 져 있다. 이런 고마운 주위가 있어 늘그막에 인덕을 누리고 사는 셈이다. 2008년 9월 27일 토요일. 또 하나의 삶의 역사가 시작되는 날이다. 3시 30분에 맞춰놓은 모닝콜을 기다리지 못하고 3시에 잠이 깬다. 점심만 가져오라는 전 아우의 주문도 있었지만 짐이 되기 싫은 성벽은 이것저것 챙기고 침낭까지 넣고 나니 짐이 한 보따리다. 5시에 승용차를 몰고 나서는데 또 전화가 날아온다. 연하재 넘어 예찬들 식당 주차장 구 석에 주차를 하고 기다리니 영신관광 버스가 불을 깜박이며 앞에 와 서고. 지난 해 러셀산 악회 태극종주 시에 초대회장이었다며 스쳐보았던 낯설지 않는 얼굴이 내려와 손을 잡으며 가방을 빼앗듯이 하여 가져다 실으며 자기는 바닥에 앉고 맨 앞자리를 내어준다. 고마울 따름이다. 거창 휴게소에 들려 쉬는데, 여러 사람들이 아는 체를 한다. 마루 금, 러셀, 동문, 해외 산행 등에서, 그리고 카페에 올린 글로 해서 익히 들 알고 있다고 하며, 회장께서 특별히 분에 넘치는 소개와 인사의 기회까지 주어서 처음 대하는 분들까지도 정어린 눈길을 주어 처음 참여하는 서먹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백무동 주차장에 도착하니 8시 40분, 장비를 챙기고 50분경에 산행이 시작되는데 돌너덜 경사 길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발길이 전과 달리 무거워 생각해 보니 등에 진 짐이 평소 의 배가 된다. 선두 구릅에 따라붙는 오기를 오늘은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마음을 알기나 하듯 하태암 회장이 뒤따르며 말벗이 되어준다. 예사롭지 않은 바위 봉우리들을 카 메라에 담으며 드디어 도착한 장터목, 몇 차례나 올라 지났던 곳이지만 오늘따라 느낌이 다르다. 11시 45분, 조금은 이르지만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다시 출발하여 13시 34분에 촛대봉을, 13시 58분에 세석 분기점을, 14시 12분에 영신 봉 을 지나 15시에 칠선 봉에 도착하니 한발 먼저 가던 하 회장 등이 기다리고 쉬면서 의견을 들어보잔다. 말인즉 나에 대한 호칭을 의논 끝에 ‘큰 형님’으로 부르자고 했단다. ‘어르신네’ 하면 늙은이 취급하는 것이 되어 듣기 거북할 것 같아서라는 단서도 붙인다. 첫날부터 이리 깊이 써주는 마음들이 더욱 정 깊이 들게 한다. 덕평 봉을 지나 구벽소령에 도착하고 여기부터는 도로가 닦여져 있어 그대로 걸어간다. 드디어 오늘 숙소인 벽소령산장 에 도착하니 미리 온 회우들이 나면을 끓여놓고, 동문 후배들이 양주를 권하는 통에 내 가 방을 열어보기도 전에 배는 차고 취해온다. 취기가 전신을 엄습하니 잠이 퍼부어 소등도 하 기 전에 침낭에 들어 곯아떨어졌는데 깨어보니 자정도 아직 멀다. 여기저기 코고는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어찌 잠이 들었는지 도란거리는 소리에 잠을 깨니 새벽 4시다. 한 둘 깨어나 미리부터 출발을 서둔다. 2008년 9월 28일 일요일. 백두대간 제6차 구간 종주일이다. 랜턴을 켜고 짐을 챙겨 밖을 나오니 출발을 서두르고 있다. 5시 40분경에 어둠을 헤치고 산행이 시작된다. 밝을 때는 부담 없이 지났던 길인데도 울퉁 불퉁한 너덜길이 발길을 더디게 하고, 시력이 떨어진 탓인지 밟는 돌들의 높낮이와 경사도가 어름 하여 발목이 젖혀짐이 잦다. 빗방울도 간혹 떨어져 신경을 쓰게 한다. 그러나 곧 주위가 밝아 오고 그래서 바위에 올라 앉아 시조 창 한 가락도 불러본다. 집에서 라면 이 시간에 뒷산에 올라 경서를 암송하고 몇 가락의 창을 부르고 있을 때라서 그냥 지날 수가 없는 것이다. 얼마 전 이 길을 지나며 올라 사진도 담았기에 형제봉은 그대로 지난다. (6시 20분) 7시 30분에 연하 천 산장에 도착하니 전상태 아우가 먼저 도착하여 아침 준비를 하며 기다린다. 여기서도 내 가방은 커피 몇 개만 꺼내고 그대로다. 벌써부터 일어서는 사람 들이 있어 서둘러 출발하니 8시 30분이다. 오르막은 천천히 ‘rest' 보법으로 걸어 오르고 평지와 내리막길은 속도를 내어 따라붙는 나름대로의 방법을 취하며 진행을 한다. 명선 봉, 토끼봉을 지나 화개 재에 도착하니 9시 18분이다. 여기서 정상 식 겸 단체 촬영을 하기로 했으나 후미가 늦어져 발 빠른 사람들은 반야봉을 다녀와서 합류하기로 계획을 바꾸어 출발 을 한다. 556개 계단을 지루하게 올라 전남북 경남도의 경계인 삼도 봉에 도착하여 기념 촬 영을 하니 10시다. 바로 진행하여 중턱 갈림길에 가방을 벗어놓고 한참을 오르니 먼저 오른 회원들이 ’큰 형님‘ 앞자리 비워놓고 기다린단다. 이때 시각 10시 40분. 단체와 개별 사 진을 담고 여기서도 그냥 내려올 수 없어 이퇴계 선생이 지은 시조 한 수를 냅다 질러 불러 본다. ’청산은 어찌하여 만고에 푸르르며 유수는 어찌하여 주야에 궂지 아니는 고. 우리도 그치지 말고 만고상청 하리라.‘ 반야봉을 내려와 노루목에서 합류하여 다시 걸어 의적 임걸년이 살았다 하여 이름 붙였다는 임걸령에 도착하니 11시30분경이다. 여기서는 가방을 헐어 라면과 과자 봉지, 한 개 남은 사과까지 모두 털었는데, 그만 옷 봉지까지 내어버린 모양이다. 주어다 주는 사람이 있어도 신발 비닐봉지와 바꿔 넣었던 탓에 옷을 보고서야 회 수할 수 있었다. 단체 사진까지 담고 다시 출발을 하는데 처음엔 선두에 따라붙다가 사진 컷도 할 겸 속도를 늦추어야 했다. 거의 혼자 진행하여 노고단에 도착하니 출입을 허용하 고 있다. 통제해서 아래 모형 탑에서만 사진을 담고 했던 터라 반가워 오르니 사방 둘러 전 개된 경치들이 호연지기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표석과 돌탑을 배경삼아 사진을 담으니 이때 시각 13시 30분, 어울려 성삼 재(姓三峙)에 도착하니 14시 40분,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는다. 30분을 더 기다려서야 모두 도착하여 차로 이동하여 회장이 제공하는 흑돼 지 불고기를 술을 곁들여 배불리 먹고 17시 30분에 차에 올라 1박 2일의 5, 6차 종주를 마 친다. 시작이 반이란 말이 헛말이 아님을 기어코 보여주리라 마음 다지면서……. 2008. 9. 29. 송정(정자 솔) 박재호
출처 : 정자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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