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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9)大幹卄九次太白山區間
(대간 29차 태백산 구간 -10. 25)
神仙太白九龍名:신선태백구룡명
名嶽高山一脈成:명악고산일맥성
天祭壇靈韓倍儉:천제단령한배검
將軍峰繞峻雄英:장군봉요준웅영
目怡圍壑丹楓色:목이위학단풍색
耳悅登途落葉聲:이열등도낙엽성
健脚誠心相助走:건각성심상조주
乾坤應感日和淸:건곤응감일화청
신선봉과 태백산, 구룡산 이름 하여
유명하고 높은 산들 일맥을 이뤘는데
한, 배, 검 나라 시조 천제 단에 성스럽고
높음, 웅장, 영걸 기상 장군봉에 어렸어라.
둘러싼 단풍 색이 눈 기쁘게 하여주고
등산로 낙엽 소리 귀 즐겁게 하여준다.
건각들이 어진 마음 서로 도와 달려감에
건곤도 느껴 응해 햇빛 화창 맑은지고!
C 형에게 백두대간 태백산구간 종주 소감을!
지리산에서 강원도 진부령까지 41구간을 나눈 가운데, 힘겨웠던 설악산 3개 구간과
북상 29차 구간인 도래기재에서 화방 재까지의 종주를 하고 나니 남은 몇 구간도 무
난히 마칠 수 있으리란 자신감에서, 오늘날 내가 가질 수 있는 건강과 시간, 그리고
취미생활에 이르기까지 계기를 만들어준 C형께 소감을 피력하고 싶어진다오.
늦깎이 한문 공부를 인도하여 주역과 한시를 강의할 수 있게 하였고, 일에서 탈출할
수 있게 하여 산을 찾고 잠재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시간을 얻게 해준 고마움이 있
는데다, 견수(肩隨-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약간 뒤져 걷는 5세 안쪽 나이 차이)를
넘어선 나이에도 벗되기를 자청하며 해마다 생산한 매실을 보내와 담근 술이 해를
넘기고 있음에서, 고희를 넘긴 이 나이에 내로라하는 젊은 산 꾼들과 낙동정맥 종주
와 일본 북 알프스 트래킹 등의 해외 산행에 이어 백두대간 대장정을 마쳐가고 있는
것이 형의 동기 부여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에지요. 여기 참고로 백두대간
설명을 끌어와 본다면
한국의 국토를 동·서로 크게 갈라놓은 산줄기 이름. 조선시대에 산줄기는 각각 1개
의 대간(大幹)과 정간(正幹), 13개의 정맥(正脈)으로 이름 지었다. 백두산에서 시작
되어 갈라진 산줄기는 모든 강의 유역을 경계 짓고, 동해안·서해안으로 흘러드는
강을 양분하는 큰 산줄기를 대간·정간이라 하고, 그로부터 갈라져 각각의 강을 경계
짓는 분수산맥(分水山脈)을 정맥이라 하였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되어 동쪽
해안선을 끼고 남쪽으로 흐르다가 태백산부근에 이르러 서쪽으로 기울어 남쪽 내륙의
지리산(智異山)까지 이르는 거대한 산줄기로 국토의 근골(筋骨)이라 하겠다.
대간을 이루는 주요 산은 백두산(2744m)을 기점으로 한 남동쪽의 포태산(胞胎山,
2289m)·두류산(頭流山, 2309m) 등으로 이어져 압록강과 두만강 유역을 양분하고,
남서쪽의 황초령(黃草嶺)과 남쪽의 철옹산(鐵瓮山, 1085m)·두류산(頭流山, 1324m),
남서쪽의 추가령(楸哥嶺, 752m)으로 연결되었다. 다시 동해안을 끼고 금강산(金剛山,
1638m)·설악산(雪嶽山, 1708m)·태백산(太白山, 1567m)으로 이어지다가 내륙의 속리
산(俗離山, 1508m)을 거쳐 지리산(1915m)에서 끝이 난다. 대간을 중심으로 여러 갈래
로 뻗어 나간 산줄기들은 지역을 구분 짓는 경계선이 되어 각지의 언어·습관·풍속
등과 부족국가의 영역을 이루었고 삼국의 국경을 비롯한 조선시대의 행정경계가 되었
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도 자연스러운 각 지방의 분계선이 되었다. 백두대간은 국토의
지세를 파악하고 지리를 밝히는 근본이 된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백두산에서 시작해
서 지리산까지 이어진 산맥이라 할 수 있다.
휴전선이 가로막아 남쪽뿐이기는 하나 이 기나긴 장도를 바위를 타넘고 굴속을 기어들
며 혹은 산 위에서 자고 때로는 무박 2일로, 아니면 새벽 4시에 집을 나와 태산준령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 달 두 차례로 정한 날 변동 없이 내 발로 걸어 완주를
한다고 생각을 해 보면, 스스로도 대견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엊그저께 다녀온 태백산 구간 종주 내용을 간추려 적으니, 비교적 순탄한 길이었음
을 염두에 두고 40여 구간의 거사(巨事)를 유추(類推)해 보시게나.
습관이 된 몸시계가 3시 모닝콜이 울리기도 전에 잠을 깨운다. 저녁때부터 모두를
챙겨 두었기에 숭늉만 끓여 보온병에 담고 달걀 몇 개를 삶아 아침을 때우고 여유 있
게 집을 나선다. 북상하는 찻길이라 승용차로 5분도 걸리지 않아 달전 입구 승강장에
도착할 수 있으니 내게는 가장 유리한 경우가 된다 하겠다. 선체로 시조창 두어 가락
을 부르다 보니 ‘영신관광’ 버스가 불을 깜박이며 앞에 와 선다. 오늘은 리무진이
아닌 40인승 버스로 바뀌었으나 좌석이 넓어 그런대로 좋다. 불을 끄고 잠을 청해
가는지라 어느새 봉화의 길가에 있는 기사식당에 들려 아침 먹는 시간을 가지는데
7시다. 곧 이어 춘양면 소재 ‘도래기재’에 도착하여 7시 55분에 산행이 시작된다.
상쾌한 가을 아침 공기가 산행하기 좋은 날씨를 보여준다. 8시 44분 폐 헬기장에 올라
서고, 땀 빼는 오름이 계속 되어 9시 40분에 구룡산(1345.7m)에 올라선다. 저 멀리
지나갈 태백산 천제 단이 보일 정도로 조망이 좋다. 지도상에는 5.54km에 2시간 50분
되어 있는 거리를 1시간 45분에 올랐으니 이번 대간 팀 발 빠름이 어느 정도임을
짐작할 것이다. 곧 내려 10시 9분에 고직 령을 지나고 10시 34분에 곰넘이재를 지난다.
여기서부터는 길가에 허리 높이의 산죽 밭이 이어지고 길 또한 육산 길로 좋은 편이다.
아침을 걸렀기에 배가 고파 설치해둔 의자에 걸터앉아 요기를 하는데 ‘뉴욕양’이
막걸리를 내어 놓는데 맛이 좋아 두 컵을 마시고, 곶감을 나눠 먹는데 산 대장 맡은
‘산박’ 박재순 아우가 신선봉에 도착했다고 무전 연락을 하는데,
“산 대장 잘 한다”하기에 “산 대장 성씨가 뭔고?” 하니 ‘물망초’왈
“박씹니더” 해서 한바탕 웃고는 곧 신선봉에 올라서니 11시 19분이다. 12시가 조금
지나서들 ‘차돌배기재’에 내려 점심을 먹는다. 점심 후에는 될 수 있는 한 선두에
따라 붙는다. 뒤에 서면 더 처지게 되기 때문이다. 13시 15분에 1370m의
‘깃대배기봉’ 표석에서 사진을 찍고 조금 오르니 또 표석이 있다. 여기가 정상인
듯하나, 거의가 평지상태다. 백천계곡 삼거리를 14시 13분에 통과 하고 곧 이어 대
간 길과 부쇠봉 오르는 갈림길이 나선다. 하나라도 놓치기 싫어서 올라가는데 정상
못 미쳐 전망대를 설치 해 놓았는데 얼마 전 다음 산악회에 참가하여 올라본
‘쪼록바위봉’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에 오르니 해발 1546m의 부쇠봉 정상석이
동그랗게 세워져 있는데 ‘부소’로도 표기 된 글이 있어 그 뜻을 알 수가 없는지라,
한 시를 쓰는 나로서는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오. 사진을 담고 도로 내려와
천제 단으로 대간 길에 합류를 하는데, 직진하여 문수봉으로 내려가다가도 연결될
수 있다. 이미 낙엽이 다진 잡목 사이 길을 헤집고 안부에 이르니 여기에도 돌로
단을 쌓아 놓았다. 몸과 마음을 정결히 하는 곳이라고도 한다. 지나는 시각 14시
39분. 곧 이어 천제 단에 올라서니 14시 46분이다. 무속인 자리를 빌려 ‘한. 배. 검’
과 천원지방과 삼각인에 대한 물음에 풀이를 하면서 삼배를 올리고 사진을 담는다.
후미가 도착하기를 기다려 상봉식과 단체 사진을 찍고 하산을 서두는데 주로 겨울
눈 산행으로 올랐던 경관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주목 군락지를 지나 유일 사
방향으로 내리는데, 능선을 타다보니 평소 하산갈 보다는 꽤나 지루하다. 16시 산령
각 옆을 자나는데 유래를 적고 있어 살펴본 [경상도와 강원도를 넘나드는 보부상들
이 맹수와 산적에게 안전을 빌던 장소로 그 기록이 200여 년간 보존되어 있는 유이
한 곳]이라 한다. 고랭지 채소 밭 가운데를 지나게 되어 버려둔 배추 두어 포기를
배낭에 넣기도 하면서 드디어 내려선 ‘화방 재’ 장장 24km의 여정을 마치는 순간이
다. 화장실에 들려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맥주 한잔과 따끈한 새알심 미역국
으로 속을 채우고 덥히니 환성이 절로 터져 나온다. C 형! 고진감래(苦盡甘來)란
진정한 말뜻은 이 순간을 느껴보지 못하고는 다 안다고는 못 할 걸세.
(990)南瓜糕(호박떡 -10. 26)
昨買南瓜今灼糕:작매남과금작고
不如其味幼時高:불여기미유시고
炊薪鼎蓋雖煙臭:취신정개수연취
兄弟相爭取一毫:형제상쟁취일호
어저께 호박 사서 오늘에 떡 구우니
그 맛이 어릴 때의 좋던 건만 못하구나.
솥뚜껑에 장작 떼어 비록 탄내 나지마는
형제간에 더 취하랴 털끝 두고 다퉜었지.
(991)同期會(동기회 -10. 27)
齊出同門半百年:제출동문반백년
衰顔歷歷似非仙:쇠안역력사비선
皺紋星髮濃鮐背:추문성발농태배
可歎居諸石火然:가탄거제석화연
같은 문을 가지런히 물러 난지 반백년에
노쇠 얼굴 역력하여 신선 같으면서 아니로다.
주름살과 성성 백발 피부 점들 짙어있어
돌에 튀는 불빛인 듯 빠른 세월 한탄되네.
일일일수 제 327 신
松亭(정자 솔) 朴載鎬 鎬朴印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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