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작품방

[스크랩] 일일일수 제 160신, 운토종주, 단오절

정자 솔 2008. 6. 11. 12:41


♧ (485)雲吐縱走(운제 산에서 토함산 까지 종주하고-6.9) 雲梯含月吐含山:운제함월토함산 縱走日間三舍間:종주일간삼사간 陟降行行龍脈曲:척강행행용맥곡 徜徉轉轉草原閒:상양전전초원한 靑嵐動氣摩衰脚:청람동기마쇠각 綠葉吹風拂汗顔:녹엽취풍불한안 或後或先終着際:혹후혹선종착제 自他造次忘俄艱:자타조차망아간 운제 산 함월 산 토함산 이어있어 하루 사이 백리 거리 능선 따라 달렸노라. 굽은 용 맥 오르내리며 가고 또 가고 조용한 초원 누비며 구르고 또 구른다. 아지랑이 기운 일어 피곤한 다리 만져주고 푸른 잎에 바람 불어 땀 벤 얼굴 닦아주네. 앞서거니 뒤서거니 종주를 마쳤을 때 너나없이 한순간에 아까 고통 잊는구나. * 一舍: 군대가 하루 행진하는 거리, 30리를 말함. ♧ (486)縱走山行味(종주 산행의 의미 -6. 10) 或問何如陟樂山:혹문하여척요산 又疑縱走遠區間:우의종주원구간 蟲聲鳥語千愁散:충성조어천수산 水響風絃萬事閒:수향풍현만사한 依感仙寰泉噴薄:의감선환천분박 使懷浩氣石孱顔:사회호기석잔안 苦中有悅辛班健:고중유열신반건 莫比歡情克己艱:막비환정극기간 혹시 묻되 어찌하여 산을 올라 좋아하고 먼 구간 종주함을 또한 의심하는구나. 벌레 소리 새들 말에 오만 근심 사라지고 물 울림 바람 가락에 만사가 청한하지. 폭포 날아 부딪침에 신선 세상 느껴지고 바위 얼굴 우뚝 솟아 호연지기 품게 하니 고통 중에 기쁨 있고 신고 속에 건강 있어 스스로를 이겨낸 기쁜 정, 비할 데가 없는 것을! ♧ (487)端午節( 단오절 -6. 11) 端陽非特異江山:단양비특이강산 尙有紅塵亂世間:상유홍진난세간 耕者苦田牛亦苦:경자고전우역고 漁夫閑渚鷺偸閑:어부한저로투한 傳符羽客何藏扇:전부우객하장선 採藥仙翁不見顔:채약선옹불견안 刻薄人心天道壞:각박인심천도괴 遺風善俗甚尋艱:유풍선속심심간 단오절 강과 산에 특이함도 없거니와 오히려 붉은 먼지 세상 어지럽게 하는구나. 농부 수고 하는 밭에 소도 또한 괴로운데 어부 한가로운 물가 백로 역시 한가롭다. 부적 전한 도인께선 부채 어디 감췄으며 약초 캐는 신선 첨지 얼굴을 볼 수 없네. 각박한 인심에다 하늘의 도 무너짐에 전해오는 좋은 풍속 심히 찾기 어려워라. .일일일수 제 160신
♧ 운토종주산행 후기
큰마음 산악회 카페에 올려진 ‘운토종주산행’ 계획을 보고 참가하겠다는 꼬리 글을 달았던 터라 휴대폰 모닝콜과 전기밥솥 예약 신호음이 동시에 울려 잠을 깨운다. 도시락을 준비하고 억지로 밥을 먹은 후 종합운동장을 향해 차를 몰고 나서니 2008년 6월 8일 일요일 4시 30분이다. 자주 함께 산행은 못했어도 중요한 모임이 있을 때마다 참여했던 터라 먼저 와서 기다리던 이번 산행을 주선한 ‘바 우’ 님을 비롯한 회원들이 알아보고 반가이 맞아준다. 택시를 불러 타고 자장 암 초소에 도착하여 몸을 풀고 출발하니 5시 40분이다. 30여 분만에 운제 산 정상 팔각정에 올라 사진들을 찍고 내려와 진행을 하는데 어쩌다 선두에 서게 되었는데 선두 대 장을 맡은 ‘메니아’ 께서 쫓아와 너무 빨리 간단다. 후미와 보조를 맞춰가며 시루 봉에 올랐을 때는 7시 40분, 2시간을 걸은 셈이다. 지난겨울 여기 올랐을 때는 온통 눈으로 덮여 있었는데 풀과 잎들이 무성하여 낯설게 보인다. 여기서 아침 식사를 하나 집에서 먹고 나온 터라 과일이나 나눠먹 으면서 기다렸다가 출발한다. 여기서부터는 거의 평지를 걷는 기분이고 또 겨울에 걸었던 길이라 길가에 익어있는 산딸기를 따먹는 여유도 가지면서 진행하는데도 주선한 ‘바 우’ 님이 몸이 좋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드디어 도착한 오리온 목장, 비록 목초 대신 잡초만 무성하나 광활하게 펼쳐지는 푸른 초원이면 우리에게는 족한 것이다. 일행 가운데 맥주를 가져와 한 모금 권하기에 받아 마시니 감로수가 따로 없다. 특히 여자 분들은 그냥 좋아 풀밭에 뒹굴며 사진들을 담는다. 눈치 빠른 ‘이쁜다람쥐’ 최 상은은, 챙긴다며 팔짱을 끼고 사진 포즈를 취한다. 좋다고 마냥 늑장을 부릴 수는 없는 일, 다시 출발하니 시각은 10시를 넘고 있다. 초지가 끝나는 지점에 오니 지난번 황사 골짝으로 빠져나갔던 곳이 보이고, 조합장 시절 목장 관리책임자 짚 차로 둘러본 기억도 떠오른다. 11시 경에 전망 좋은 봉우리에 올랐는데 살펴보니 바위들로 둘러싸인 좁은 곳에 묘를 쓴 흔적이다. 이런 것도 ‘괴혈(怪穴)’이라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으나 후손들은 분명 그렇게 생각했을 것 같다. 여기서 점심을 먹는데 이것저것 얻어먹어서인지 식욕이 나지 않아 억지로 반 정도만 먹었다. 여기까지는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빨리 왔다는 얘기라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을 한다. 중간 팀에 속해 앞사람만 보고 따라가는데, 되돌아오라는 무전 연락이다.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통에 몇 사람은 함월 산 정상을 밟지 못하고 진행할 수밖에 없다. 얼마를 진행하다가 멈춰 서기에 보니 나 무 가지에 ‘함월산’이란 패찰이 붙어 있고 이를 잡고 사진을 찍고 있다. 우리 같은 경우를 생각 해서 고맙게 달아놓았나 싶어 한 컷 담는다. 중간을 가다가 정상을 지나친 것이 아쉬워 등반대장 뒤를 바짝 딸아 붙었는데, 묘지와 헬기장이 이어져있는 곳이 나온다. “묘지 앞에 헬기장을 왜 설 치했나?” 하면서 내려서는데 또 되돌아오란다. 봉우리에서 좌회전하여 내려서야 할 것을 직진한 탓이다. 두 번 이나 소위 ‘알바’를 한 꼴이다. 무전기가 준비되지 않았다면 문제가 발생했으리란 생각이 든다. 능선을 따라 외길을 한동안 진행하니 막다른 절벽에 이르고 건너편으로 토함산이 우 뚝 솟아 있다. 물은 있는 대로 털어 마시고 급경사를 미끄러져 내려오니 추령재가 나오고 ‘백년다원’ 이 자리해 있다. 은은히 흘러나오는 고전 음악을 들으며 후미가 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우선 물 을 구하러 보낸다. 이 때 시각 오후 3시 50분. 마침 비슷한 연배 두 쌍이 승용차를 몰고 와서 쉬기 에 말을 걸었더니, 안 씨와 손 씨로 내 아는 주위 인물들을 소상히 알고 있다. 그러면서 마실 것과 달걀 등을 내어주어 나누어 먹기도 한다. 후미가 도착하고 구해 온 물을 챙기고 출발하니 오후 4시 50분, 여기서 꼭 한 시간을 보낸 셈이다. 모두가 지친 몸들이라 토함산 오를 걱정을 하니 등반대장이 ‘토함산은 아무것도 아니다’ 하며 안 심을 시키나 추령 재 310m에서 400여m를 더 올라야 함이 쉬운 일은 아닐 것으로 혼자 짐작만 한다. 아니나 다를까 처음부터 이어지는 급경사가 숨을 헐떡이게 한하는데, 한 사람은 다리에 쥐가 내려 둘러싸고 응급 처치도 하고 있고, 후미는 점점 뒤처지고 있단다. 그러나 토함산은 여느 산과는 달리 정상 가까이는 경사가 완만하고 길도 넓어 끝에는 오히려 힘이 솟게 해준다. 드디어 올라선 토함산 정상, 세 사람이 먼저 올라와 떨어지는 빗방울에 비옷까지 입고 기다린다. 오후 6시 15분이다. 1시간 반이 가량 걸렸으니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다. 약 40분 뒤에야 ‘바 우’ 님이 도착한다. 뚝심으로 해낸 것이다. 서둘러 단체 사진을 찍고 어둑해 지는 길을 내려선다. 석굴암 입구에 7시 5분, 불국사 도착 7시 40분, 주창에 모두가 도착하니 오후 8시가 넘는다. 계획했던 온천장 목욕도 자연히 말이 사라진다. 시내버스로 터미널에, 직행버스로 포항에 도착하여 하산 주를 겸한 감자 탕 식사와 결혼 20주년 이벤트로 참여했다는 ‘소댐’ 부부 축하 건배로 마무리 하니, 유사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한 ‘운토종주; 산행을 이렇게 막을 내린다. 송정 박재호

출처 : 정자 솔
글쓴이 : 정자 솔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