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9)大幹第卄四次大美山區間縱走
(백두대간 제 24차 대미산 구간 종주 -6. 28)
彌勒觀音示佛緣:미륵관음시불연
布巖大美兩山連:포암대미양산련
黛眉泉水淸而潔:대미천수청이결
馬谷岾風爽也鮮:마곡재풍상야선
俗語世塵蒼藪外:속어세진창수외
鳥歌天籟綠陰邊:조가천뢰녹음변
隊員熱意能治熱:대원열의능치열
縱走長途尙泰然:종주장도상태연
미륵 리 관음 마을 부처 인연 보여주고
포암산 대미산 두 산이 이어있네.
눈물샘 솟는 물이 맑고도 깨끗한데
마골치재 부는 바람 상쾌하고 신선하다.
속된 말 세속 먼지 푸른 숲 밖에 있고
새 노래 자연 피리 녹음 곁에 함께 하네.
대원들 열띤 뜻이 능히 더위 다스리니
먼 거리 종주에도 오히려 태연해라.
대간 제 24차 하늘 재에서 차갓재 구간 종주를 마치고
2009년 6월 28일. 백두대간 제 24차 구간 종주 일이다. 섭씨 35도를 넘나드는
더운 날씨에 엊그제 이틀 간 근교산행을 한 탓으로 새벽 3시의 모닝콜 소리에도
몸이 벌떡 일어나지지 않는다. ‘백두대간’이라는 긴장 신호가 뇌리에 전달되는
순간, 반사적으로 행동의 컴퓨터가 작동한다. 주방에는 불꽃이 일고, 장비와 옷
가지가 순서대로 챙겨진다. 커피를 마시고 토마토를 씹으면서 폰과 지갑을 연다.
언제나 하는 절차인데도 나와 보면 한두 가지는 빠뜨리기 십상이다.
차 안에서 잠을 보충하고 문경 휴게소에서 아침 식사 시간을 가진 뒤 오늘의
산행 들머리 하늘 재에 도착하니 7시가 넘어가고 있다. 산행은 7시 10분경에 시
작이 된다.
기상예보에 온다던 장마 비는 오지 않고 무덥기만 하여 급경사를 오르려니 땀이
오히려 비 오듯 하다. 올라갈수록 산이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미끄럽다. 오르
기 전엔 ‘포암산(布巖山)이란 이름 가운데 布 자가 어떤 뜻으로 쓰였을까 의심
을 품었는데, 여기서는 ’바위를 펼친 산‘의 의미로 지어진 것 같다. 베의 뜻으
로 쓰일 때는 ’삼베‘처럼 질 낮은 옷감을 뜻하기 때문이다.
온 몸이 땀투성이가 된 몸으로 드디어 올라선 해발 961.7m의 포암산 정상, 이때
시각 7시 57분. 개인과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상봉 식을 가지고는 바로 진행하
는데, 입산통제 감시를 피하기 위해 빨리 가봐야 기다리게 된다는 말에 엊그제의
무리도 있고 하여 중간 팀에 속해 걷는다. 축소판 고도표시 도면의 심한 기복과
는 달리 오늘 구간은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등산로가 평 이하고 녹음이 욱어져
처음 오를 때 외에는 그렇게 힘든 구간은 아니라 하겠다. 9시에 만수 봉 갈림길
에 올라서고, 11시 11분 꼭두바위 봉을 지나 그늘을 찾아 점심을 먹는다. 점심이
래야 끓여간 숭늉에 말아서 퍼 넣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신발 끈 다시
매는데 벌써 저만치 가고 있다. 후미는 아직 자리도 정하지 않았는데……. 이때
시각 11시 45분. 숲속을 한참 내려가니 하회장 등이 사진을 찍고 있으며 시원한
바람에 쉬어가잔다. 아닌 게 아니라 골짝을 타고 오르는 바람이 한기를 느낄 정
도로 시원하다. 옷깃을 열고 앉아 시조창 한 가락을 뽑아보는 여유도 가진다.
충분한 휴식으로 얻은 힘을 쏟아 힘차게 올라선 대미산, 해발 1.115m의 대미산
(大美山)은 그 이름만으로도 흥미를 느끼게 하는 산이다. "크게 아름다운 산"이
란 뜻이다. 백두대간이 설악산과 오대산을 거쳐 태백산을 넘고 소백산에서 죽령
으로 이어진 도솔봉(兜率峰)을 만들고 황장산과 이어져 대미산에서 머물다가 포
암산을 솟아나게 하고 하늘재와 문경새재, 이화령을 만나고 희양산과 속리산을
지나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白頭大幹) 가운데에 자리 잡은 전형적인
육산이다. 대미산은 퇴계 이황선생이 산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오는데, 내려오다
가 물을 보충하려고 진행로에서 70m 거리에 있는 눈물샘에 내려가니 대미산의
한자 표기를 ‘黛眉山’으로 하고 있다. 검게 그린 눈썹이란 뜻인데 글자가 어
렵고 그 뜻도 별로라서 큰 선비께서 바꾼 것이라 여겨진다. 사진을 담고 나니
12시 59분이다. 13시 31분에 문수봉 갈림길에 올라서니 후미 그룹에 속하는 소위
‘F'조들이 앉아 쉬면서 특별히 섬긴다면서 얼린 맥주와 사이다 등을 건넨다.
받아먹으니 너무 고마워 “나도 F조에 가입한다.”고 한마디 한다. 약간은 늦어
지더라도 음식을 가져와서 나누어 먹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오히려 요산요수
(樂山樂水)의 참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987봉 된비알을 숨차게 오르고 923봉을 올랐다 내리는데 하 회장이 멈춰 선다.
이것 보려고 애써 올랐다고 하면서. ‘셀파 산장’ 실측 거리 참고했다는 경기
도 평택 여산회가 세운 진부령과 천왕봉의 중간 표시비가 세워져 있다. 이어 진
행하니 송전탑이 나오고 곧 차갓재에 내려서는데 여기에도 먼저 설치한 석물이
세워져 있는데( 15시 19분), 이렇게 적고 있다. [백두대간 남한구간 중간 지점,
해발 756.7m 북위 36도 49분, 동경 128도15분]. 사진에 담고 마지막 봉을 오른
다. 여기서 후미를 기다리며 쉬는 것을 보고 혼자서 일어서며 한마디 한다.
“F 조에서도 뒤처지는 조는 무슨 조인고?” 하니 그것은 'Z'조로 탈락 대상자
라며 웃겨준다. 15시 40분에 작은 차갓재에 도착하니 먼저 내려간 등반대장이
하산 길 표시를 해놓았다. 15시 50분에 폐광 입구 공터가 나오고 ’불사‘와
’독사‘ 두 등반대장이 기다리다가 반긴다. 관광 상품으로 개발할 예정인 듯,
특이하게 설치한 문을 열고 폐갱도 속에 들어가 땀을 식히고 마을로 내려선다.
‘선비’ 아우가 시키는 대로 웃통을 벗고 엎드리니 차가운 암반지하수로 덮어
씌운다. 곧 이어 돼지고기가 불판에 오르고, 고장 특산품 ‘불끈 주’ 술잔이
돌아감에 형제자매의 우의가 무르녹는다.
(870)下山酒(하산 주 -6. 29)
下山酒樂比何焉:하산주락비하언
勝也優遊李謫仙:승야우유이적선
苦盡甘來眞證事:고진감래진증사
霖開日出大明天:림개일출대명천
淸溪濯足衣彈振:청계탁족의탄진
列座乾杯氣吐宣:열좌건배기토선
醪肉馨香情誼溢:료육형향정의일
雖無絲竹興乘鳶:수무사죽흥승연
하산 주 즐거움을 어디에 겨누리오.
이태백 놀이하던 넉넉함도 능가하지.
고진감래 그 말뜻을 실증하는 일이 되고
장마 개고 햇빛 나와 크게 밝은 하늘이라.
맑은 시내 발을 씻고 옷 먼지 털어내고
둘러앉아 건배하며 기염을 토해낸다.
술과 안주 향기 뿜고 형제 우의 넘쳐남에
비록 음악 없을지나 흥은 솔개 타고 난다.
* 絲竹: 絲(실)은 현악기, 竹(대)는 관악기를 말함.
* 謫仙: 귀향 온 신선이란 말로 이태백을 말함.
(871)有口無言(입은 있으나 말이 없음 -6. 30)
南蠻鴃舌亂蜚中:남만격설난비중
有口無言不語窮:유구무언불어궁
吐說爲油浮水上:토설위유부수상
括囊无咎履行躬:괄낭무구이행궁
되고 말고 하는 말들 어지럽게 나는 중에
입을 두고 말 안함은 말 궁함이 아니로다.
뱉어내면 물 위에 뜬 기름 꼴이 될 터이니
‘括囊无咎’가르침을 몸소 실행 함이니라.
* 括囊无咎: 주역 곤괘 六三 효사. 세상이 어지러울 땐
주머니를 졸라매듯 삼가야 허물이 없다고 했음.
일일일수 제 287 신
松亭(정자 솔) 朴載鎬 鎬朴印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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