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다음산악회 쪼록바위봉 등산에 참여하고
2009년 7월 5일 일요일. 포항다음산악회의 봉화군 소재 ‘쪼록바위봉’ 등산일이다.
이태 전 소위 ‘운토종주(운제산에서 토함산까지)’를 한바 있는데 참여한 대다수가
포항다음산악 회원이었고 하루를 같이 생활하다 보니 정도 들어 초청을 받았으나 일정
이 중복되어 기회를 얻지 못하고 벼르고만 있던 차에, 나가는 산악회의 행선지가 지난
해에 갔던 곳의 섬 산행이라, 이름부터 호기심을 끄는 ‘쪼록바위봉’ 산행을 하기로
했다. 이 산악회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다음카페’ 또한 여느 산악카페와 달리 회
원 수가 많은데다 어쩌다 글을 올려놓으면 달리는 댓글에서 참여도와 품위를
짐작하게 하는 것이다.
산행 2주 전인데도 산행공지 이틀 만에 좌석이 차게 신청되어있어 가부를 묻는 쪽지
를 보냈더니 ‘특별히 자리를 마련해 놓겠다.’는 ‘노래하는 아이’의 답을 받아놓은
터라 7시에 7번국도 ‘달전’ 승강장으로 나가 기다리니 버스가 도착하고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살고 있는 ‘해송’ 사무국장이 내려 반가이 맞아주고, 버스에 오르니
이동주 마루금 산악회장이 자리를 권하는데, 알고 보니 이 산악회의 창설 회장이라고
한다. 삼사해상공원에 들려 아침을 먹는데 이미 배불리 먹고 나온바나 물 위의 기름
꼴이 되지 않으려 받아먹는데 마른 멸치로 물 회를 만든 것이 먹을 만하다. 돌아오는
찻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여 부회장이 산행 때마다 솜씨를 발휘하여 봉사를 많이 한
다고 이동주 회장이 귀띔을 한다. 산악회 마다 그런 보배들이 한사람씩은 있는가 보다.
9시 30분에 영양 ‘선바위관광지’에 도착하여 쉬었다가 굽이돌아 산행 들머리 현불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11시 20분이다. 이 현불 사는 몇 해 전에 와 본바가 있는데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준비 체조로 몸을 풀고 사전 답사를 한데로 오른다. 비가 온
뒤라 가파른 된비알을 오르니 미끄럽다. 등반대장을 비롯한 선두를 따라가다 보니
등산로 개척자 같은 기분이 든다. 아마 70명이 모두 오르고 나면 그 뒤는 훌륭한 등산
로가 이루어 질 것이다. 가나오나 극성스러운 사나이들이 있는 법. 중턱도 오르기 전
에 선체로 ‘주유소’를 차리잔다. 어느새 막걸리 병이 나오고, 술잔은 먼저 건네진다.
습도가 높아 줄줄이 흐르던 땀이 확 가신다.
능선에 올라서서는 배고프다는 아우성이 여기 저기 일어나나 장소도 마땅찮아 정상에
오르기로 한다. 드디어 나타난 정상 표지 석. 시각은 13시를 가리키고 있다.
해발 1.087m의 이 쪼록바위봉은 그 이름도 특이하고 처음 듣는 이름이라 인터넷에 들
어가 뒤져본 바로는 경북 봉화군 석포면 대현리와 강원도 태백시의 경계에 있는 산으
로 태백산에서 남동쪽으로 이어지는 능선 상에 있다. 산 이름은 산봉우리 모습이 많은
병사들이 매복하여 있는 것 같다고
하여 졸암봉(卒巖峰)이라고 부른 데서 생겨났다고 한다. 태백산 문수봉과 청옥산 사이
에서 시작되어 조록바위봉까지 이르는 12㎞의 백천계곡은 세계최남단에 위치한 열목어
서식지(천연기념물 74)이며, 자연생태보존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바위 봉이 비좁아
여러 사람이 올라 설 수 없어 사진만 각자 담고 다음 사람에게 비워주고 조금 내려서서
이 동주 회장 등과 점심을 먹는다. 후속 그룹도 속속 도착하여 저마다 장소를 정해 식
사들을 하는데 정겨운 모습들이다. 자리도 비워줄 겸 먼저 일어나 아직도 덜 끝난 식사
로 길을 막고 있어 주위 경치를 담고 있는데, 이 회장이 내 아이디 ‘정자 솔’을
소개하자 꽃님들이 일제히 일어나서 술을 권하고 악수를 청하며 반긴다. 내가 쓴 글들
을 읽으면서도 쓴 사람의 정체가 궁금했던 차에 실물을 확인하니 반가운가 보다. 여기
서 문학소녀 ‘숲속의 요정’을 내가 확인하게도 된다. 들으니 다례원의 홍보담당자라
하는데, 몇 해 전 다례 원 회원들이 대거 주역강의들 들으러 온바 있어 거래가 있었던
터라, 문학이란 공통인수와 더불어 더한 정감이 느껴진다. 하산 도중에 소나기가 쏟아
져 우의를 내어 입기도 하면서 먼저 내려와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으니 15시다.
산행 시간은 3시간 남짓 걸린 셈이다.
15시 30분에 출발하여 영양 ‘일월산자생화 공원’으로 이동하여 하산 주 자리를 펴고
푸짐한 문어 안주와 소맥 술잔이 오가고 하여 술기운이 돌아 일어서려는데 ‘해송’이
언질을 주었는지 등반대장이 특별히 소개하며 건배 제의를 부탁한다. 조용히 다녀오려
고 자기소개 순서에도 그냥 앉아 있었는데. 사람은 못 보아도 소문들은 듣고 있었던가
보다. 몇 마디 소개 말에 반응이 뜨겁다. 7학년 3반이 백두대간을 탄다는 것과, 그것
들을 엮어내는 한시의 희소가치에서…….
나이 덕을 톡톡히 보는 것을 망각한 체 박수갈채에 도취되어 돌아오는 차중노래방에서
도 18세에 멈춰버린 마음을 그대로 토해내는 주책을 또 저지르고 말았으니 인간은
속물일 수밖에 없음을 다시 깨달으며 여기 그 돌아보는 글을 적어본다.

일일일수 제 289 신
松亭(정자 솔) 朴載鎬 鎬朴印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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