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6)大幹第十五次牛頭嶺秋風嶺間縱走
(대간 제 15차 우두 령 추풍령 구간 종주 -2. 24)
三嶺連延大幹通:삼령련연대간통
牛頭掛榜又秋風:우두괘방우추풍
將軍峰聳佳城岌:장군봉용가성급
黃嶽山高訥誼崇:황악산고눌의숭
雨雪霏霏笻末滑:우설비비공말활
煙霞疊疊眼前濛:연하첩첩안전몽
熱湯沐浴湯羹食:열탕목욕탕갱식
冷體疲身總解融:냉체피신총해융
세 곳 재가 이어 뻗어 대간으로 통했는데
우두 령, 괘방 령과 추풍령이 그것이라.
장군 봉 솟아있고 가성 산 가파른데
황악산 높이 솟고 눌의 산도 우뚝하다.
부슬부슬 눈비 내려 지팡이 끝 미끄럽고
구름 안개 첩첩 싸여 눈앞이 흐리구나.
열탕에 목욕하고 끓는 국 먹고 나니
차갑고 피고한 몸 모두 풀려 녹아지네.
대간 15차 우두 령 추풍 령 구간 종주
2009년 2월 22일 일요일. 백두대간 제 15차 종주일이다. 챙긴다고 했는데 나오다
생각하니 아이젠을 빠트린지라 차를 돌려야 했다. 오늘 같은 날씨에 크게 낭패를
당할 뻔 했다.
한 시간 앞당겨 4시에 출발한 버스가 김천 휴게소에 들려 아침 식사 시간을 갖고
질매 재에 도착하니 7시가 조금 넘고 있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는 일기 예보가
오늘은 맞히는가 보다. 구름이 짙게 깔려 사진을 찍는데 플래시가 터진다. 며칠
전에 내린 비가 여기서는 눈이 되어 내려쌓여 아예 아이젠을 차고 오른다. 눈이
몰려 쌓인 곳은 거의 무릎이 잠길 정도라 진행이 늦어진다. 눈발이 날리고 시야가
가려 전망대가 있어도 그냥 지나친다. 건너다 보이는 봉우리 위에 송수신 탑 같
은 것이 보이는데 여정봉인 듯싶다. 못 미쳐 왼쪽으로 우회로가 있어 내려서니 자
그마한 바람 재 표석이 있다. 사진을 담으니 이때 시각 8시 53분. 9시 30분에
1040m의 형제봉에 올랐을 때는 나무마다 눈꽃이 활짝 피어 은세계를 이루어놓고
있다. 9시 50분에 황학 산 1111.4m정상에 도착하니 사진들을 찍고 있다. 몇 해 전
한림산수회에서 단풍철에 올랐던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이다. 황악산은 예부터 학
이 자주 찾아와 황학 산으로 불러왔고, 지도상에도 그렇게 표기되어 있으나 직지
사의 현판을 비롯하여 택리지 등에 황악산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아래 공지에 내
려서서 상봉 식을 가지고 단체 촬영을 하고는 곧 출발하는데 일부는 상봉식도 하
지 않고 떠났다고 한다. 오늘은 곽 성자 씨가 잘 걷고 있어 한동안은 행동을 같이
했는데 다, 이 조합장의 지팡이가 한 토막 잘려 나가버려 미끄러운 눈길에 진행
이 자유롭지 못한 것 같아 보조를 같이 하기로 한다. 10시 44분에 운수 봉(680)을
지나는데 아침을 설쳐 배가 고프다고 한다. 봉우리에 올라서니 눈도 적고 고요하
여 점심 자리를 편다. 여기가 여시골산 쯤으로 여겨지는데 이런 전설이 전해진다
고 한다. ‘영복이라는 순진한 노총각이 노모를 모시고 사는데 여름에 얼음 콩
국이 먹고 싶다는 노친의 말에 구할 걱정을 하는 영복을 놀려먹자고 이 산 골짜기
에 가면 구할 수 있는 친구들의 말에 속아 종일 헤매다가 폐가에 쓰러져 있으면서
]구미호가 사람 간을 빼먹는 광경을 보게 되자 절대 발설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
고 겨우 살아 올 수 있었다고 하며, 그 후에 아가씨를 만나 결혼까지 하여 자식도
두었으나 가난에 끼니를 잇기 어렵게 되자 여인이 밤마다 나가서 구슬을 구해다
팔아 연명을 하는데, 평생 지키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구미호 얘기를 여자 앞에서
하게 되고, 그 소리를 들은 여인이 그 자리에서 구미호로 변하여 “내일까지만 참
아도 사람이 되어 평생 같이 살 수 있었을 걸”하면서 애기들을 데리고 산속으로
살아졌다’는 예기다.
커피까지 얻어 마시고 일어서니 11시 11분이다. 12시에 괘방 령(掛榜嶺)에 내려
서서 돌탑 앞에서 사진을 담는다. 괘방이란 말은 과거에 급제한 사람의 이름을 적
은 방을 건다는 뜻이니 오늘 도착지인 추풍령은 ‘추풍낙엽(秋風落葉) 즉 가을바람
에 단풍잎 떨어지듯 낙방한다는 풍설 때문에 과거보러 갈 때는 추풍령은 넘지 않고
주로 이 괘방 령으로 넘었기 때문에 생긴 이름일 것이다. 418봉을 지나 가성 산에
오르니 13시 41분이다. 독도사랑이(독사) 기다리며 요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여포
에게 ’여기까지 왔으니 다 해냈다.’고 격려를 준다.
고도가 낮아질수록 기온이 올라 이제는 참 비가 된다. 서서히 스며든 빗물이 온몸
을 적시어 한기를 느끼게 한다. 할 수 없이 우의를 꺼내 입는다. 체온이 뺏기면
체력도 뺏기기 때문이다.
구미에서 28명이 우리와 똑 같은 요일에 같은 구간으로 종주를 하고 있다면서 앞
서거니 뒤서 거니를 반복한다. 장군봉은 지나는 줄도 모르고 지났는데, 장군봉은
"임진왜란 당시 선조가 송국영 장군에게 새재(조령)에서 왜병의 침략을 막으라 하
였으나 이곳으로 잘못알고 방어하다 늦게 한양이 침범 당한 것을 알고 자결함에
그 죽음을 가상히 여겨 장군봉이라 불렀다"고한다. 한동안 거의 평지 길이 이어지
더니 바위들이 튀어나오고 가팔라진다. 구미 팀을 따라가다 보니 이 조합장이 쳐져
있다. 이 구간 마지막 솟은 봉우리 눌의 산(743.3), 정상 못 미쳐 헬기장도 설치
돼 있다. 이때 시각 15시. 충청도와 경상도 사람끼리 우정 나눔이 성기다는 뜻으로
‘눌의산(訥誼山)’이란 이름이 붙여졌다는 말이 있단다. 가파른 눈길을 미끄러
져 내리기를 계속한다. 등반대장이 마중을 가면서 터널 밑으로 이동하라 면서 지나
쳐 오른다. 길옆에 널찍하게 묘역이 조성 되어 있고 그 아래로는 과수원을 비롯하
여 농토가 꾀 넓다. 차를 타고 추풍령을 넘나들면서 둘러싸인 산밖에 볼 수 없었는
데 바로 그 산 너머에 이런 농촌이 자리하고 있음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고속도
로와 철로의 두 굴속을 지나니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먼저 와 기다리는 아우님들
의 박수를 받으며 차에 오르니 16시 11분이다. 9 시간을 산에서 헤맨 것이 된다.
약 30분을 더 기다려서야 후미가 도착하고, 직지사 관광호텔 목욕탕으로 이동하여
뜨거운 물에 몸을 녹이고, 이어서 따끈한 미역떡국에 소맥 한잔을 들이키고 나니
또 한 페이지를 무사히 넘긴 것이 실감난다.
(747)春來聲(봄이 오는 소리 -2. 25)
春來聲聞自幽溪:춘래성문자유계
澗水涓涓和鳥啼:간수연연화조제
忽到谷風松瑟起:홀도곡풍송슬기
草原匹馬喚逑嘶:초원필마환구시
봄이 오는 소리가 깊은 골짝부터 들려와서
시냇물 졸졸 흘러 새 노래에 화답한다.
문득 부는 동남풍이 솔 비파를 연주하고
초원의 외로운 말 짝을 찾아 울부짖네.
(748)澤天夬卦(주역 택천 쾌 괘 -2. 26)
澤上於天夬卦爲:택상어천쾌괘위
德居則忌以之宜:덕거칙기이지의
祿施及下孚號厲:록시급하부호려
剛決柔而健且怡:강결유이건차이
하늘에 못이 올라 쾌 괘가 되어 지니
이 뜻 써서 덕에 거하며 꺼릴 것을 법 받는다.
아래까지 녹이 이르고 미덥고 위엄 있게 부르짖어
강이 유를 결단함에 굳세며 기뻐진다.
* 則忌: 금기사항을 정하여 방비 함.
일일일수 제 246 신
松亭(정자 솔) 朴載鎬 鎬朴印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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